본문 바로가기
임신 일기

[출산 후기] 1박2일 유도분만/자연분만 초산 출산 성공기 (3) 출산 스토리(입원부터 출산까지)

by 부말 2025. 8. 24.
반응형

 

안녕하세요 부말입니다😁 드디어 출산 당일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풀어내는 때가 왔네요.

우리 아기는 벌써 145일이 되었으니... 145일만에 올리는 출산 스토리입니다 ㅋㅋㅋㅋ 정말 게으르죠

다행히 출산한 후에 그때의 감정과 기억을 초음파 앨범과 인스타에 고스란히 메모해놓은 덕분에 생생한 경험담을 전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도분만 입원 1일차 (진통 없음, 출산 실패)

 

저는 제목에 써놨듯이 유도분만이었기 때문에 목표로 하는 출산일보다 하루 먼저 입원했어요. 초산은 첫날에 잘 안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가 유도분만 첫날은 정말 별거없고 지루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병원으로 출발해서 촉진제를 우선 투입했어요. 첫 내진 결과 자궁문이 1.5cm 정도 열려있어서 스타트가 좋다고 했어요.

유도분만 선택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이 진통은 진통대로 느끼고 결국 제왕 엔딩으로 끝나는 건데, 아무튼 스타트가 좋다고 하니까 참 다행이다 싶었죠.

 

정말 별게 없어서 여유롭게 사진이나 찍고 있었습니다ㅎ

간호사 선생님들과 '아 저는 잘 참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농담이나 하고(입 꼬매자 ㅎㅎ), 이혼숙려캠프 보면서 시간을 보냈네요.

 

촉진제 넣어서 그런가 수축 강도는 세게 잡히긴 하더라구요. 근데 저는 수축하면 진통이 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축과 진통은 별개★ 인 것 같았어요. 첫째날에는 진통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니까, 수축이 오면 아 이게 진통이 오는 건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둘째날에 진짜 진통을 경험하니까 첫째날은 그냥 수축만 있었지 진통은 없던 거였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막 20시간 진통 이렇게 하신 분들은 진짜 20시간동안 아픈 진통이 있으신건가, 아님 수축부터 시간을 세신 건가... 별 쓸데 없는게 다 궁금ㅋㅋㅋㅋ)

 

오후 4시가 되어서 촉진제를 끄니까 수축도 전혀 안 느껴져서, 흠... 과연 내일 진짜 애를 낳을 수 있으려나... 걱정이 됐습니다 후

 

아무튼 저녁 메뉴 여쭤보고 저는 돈까스가 땡겨서 남편이 밖에서 돈까스 사왔어요 ㅎㅎ (센스있게 텀블러에 스프까지 담아 온 울 남편) 이렇게 첫날은 허무하게 끝!!

 

유도분만 입원 2일차 (대망의 출산 당일!!)

이 날은 결전의 날이죠... 남편과 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분만실로 이동했어요.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진짜 애기가 나오는 날이니까요!! 그래서 더 열심히 기록했습니다 ㅋㅋㅋ 이 날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오전 6시 촉진제 투여!!

 

오전 8시 내진 결과 3cm 열림! 와 내진이 아프다는 게 이런거구나ㅠㅜㅠㅠ 정말 정말 아팠어요. 그냥 질 내부를 완전 휘젓고 질 입구도 인정사정없이 쭉쭉 늘려버립니다 ㅠㅠ 분만 전 내진은 내진도 아니에요... 출산할 때 하는 내진이 찐입니다!!! 유튜브 후기 볼 때 내진 공포 때문에 빨리 애기 낳고 싶다는 사람들을 봤는데, 백퍼 이백퍼 공감이에요. 아픈 진통 와중에도 내진이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ㅋㅋㅋ 

 

오전 9시 30분 아직 진통이 없었어요. 원장님 오셔서 양수 터뜨려서 진행 속도 올리셨습니다

 

오전 12시 진통은 아주 미세한 수준이었고 수축만 잡히는 상태였어요. 근데 지금쯤 무통주사를 넣어야 한다고 하셔서 으엥?? 나.. 진통도 없는데 무통주사 이렇게 넣나??? 저는 출산이 체질인 줄 알았습니다 ㅎㅎ (입 꼬매자 진짜)

 

무통 넣을 당시에는 진통은 크게 없었지만 자궁문은 5cm가 열려있었어요. 잘 되는 건가 싶었는데 자궁문이 잘 열려주고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무통 주사 넣을 때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ㅋㅋㅋ 마취 의사 선생님이 등에 계속 힘을 뺴라는 거에요. 근데 등에 힘 하나도 안줬거든요 진짜? 알고보니까 척추 근육이라고 해야 하나..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근육이 운동 엄청 한 남성한테 마취하는 것처럼 너무 뻑뻑해서 주사가 잘 안 들어간다고 하더라구요.

무통 주사 넣은 후에 이곳저곳 만져보면서 느낌이 있느냐 물어보시는데, 있다고 하니까 '어휴.. 무통이 잘 안 들 수 있어요...' 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렇게 떠나가셨습니다... 흑🥲 그때는 진통이 별로 없어서 별 생각이 안 들었는데 진짜 무서운 소리를 하고 가신 거였죠 ㅋㅋㅋㅋ

 

그렇게 떠나시고 나서 진통 강도가 조금씩 세졌어요. 무통을 넣었는데 효과가 전혀 없이 진통이 강해지고 있었던 거죠. 간호사 선생님이 상황을 확인하시고는, 오후 1시쯤에 마취 선생님 다시 불러서 한번 더 시도해달라고 요청하셨어요. (넘 감사합니다 ㅠㅠ) 그렇게 위치를 재조정했어요. 복부에 오는 진통만이라도 잡아주겠다고 하셨는데, 역시 무슨 말인지 잘 몰랐으나ㅋㅋㅋㅋ 진짜 찐 진통 오고 나니까 무슨 말인지 완전 이해됐습니다. 복부 아래에 오는 진통을 전혀 잡아주지 못하더라구요 후

 

오후 1시 30분 이야 이게 진통이구나!! 이게 진통이었습니다!!

 

자궁을 쥐어짜는 통증이 시작됐습니다 ㅠㅠ 생리통보다 백배 천배는 아픈 느낌이에요. 짐볼 운동하라고 해서 하고 있는데 너무 아파서 남편과 제 허벅지 때려가면서 진통을 견디기 시작했어요. 무통 넣은 거 맞냐구 ㅠㅠㅠ 

 

너무 아픈데 무통주사는 한 시간 뒤에 줄 수 있다고 해서 절망하고 ㅠㅠ 남편이 제 손 잡아주면서 같이 호흡하고 지지해줘서 견딜 수 있었어요. 

 

오후 2시 30분 2차 무통주사 투여했고, 내진 결과 8cm가 열려있었어요. 계속 짐볼 운동하면서 아기 내려오게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자궁문이 열린거랑 애기가 내려오는 거는 별개더라구요. 8cm나 열렸지만 아기가 충분히 내려오지 않아서 계속 운동했습니다.

 

2차 주사 투여한 후에는 아 이게 무통이구나! 생각이 들만큼 무통 효과가 좀 있었어요. 근데 무통은 30분도 안 돼서 효과가 끝나더라구요. 아주 잠깐의 평화였습니다 ㅎ

 

오후 3시 20분 이제 출산 직전입니다 ㅋㅋㅋㅋ 짐볼운동을 하다가 똥 마려운 느낌이 나더라구요. 저는 애기 낳다가 똥 지릴까봐 아 이거는 그래도 해결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화장실로 갔어요. 그때 남편이 간호사 선생님한테 상황을 말씀드리니, 그 선생님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이게 출산의 징조였던거죠.

 

그렇게 화장실에 가서 힘을 주는데 나오라는 똥을 안 나오고 점점 배가 아파왔어요. 설사 마려운 것처럼... 포기하고 화장실 나오면서 남편한테 '아 무통 진짜로 끝난 거 맞는 것 같은데 어쩌지?ㅠㅠㅠㅠ'  이러면서 점점 더 아플 걸로 예상되는 진통에 정말 공포스러웠어요.

 

근데 갑자기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내진해보더니 자궁문 10cm 다 열렸다고 하셨고, 남편을 호출하더니 지금 당장 화장실로 가서 힘을 주라고 하셨어요. 진짜 정신없이 화장실에서 숫자 세면서 호흡했고, 남편이 앞에서 저를 붙잡아줬어요. 진짜 짐승같이 울부짖었던 기억이 납니다 ㅠㅠ 지금 생각하면 되게 민망한데,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너무너무 아파서 아프다고 엉엉 울면서 힘을 줬어요.... 그때부터는 진통주기라는 게 없더라구요. 그냥 계~~~~속 아파요.

 

그때 우리 남편이 울더라구요. 제가 너무 아파하는데 본인은 할 수 있는 게 응원하는 것밖에 없으니... 훌쩍이는 소리가 저한테는 정말 큰 힘이 되어줬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다시 침대로 오라고 하셨고, 덜덜 떨면서 침대로 갔습니다.. 내진해보시더니 아기 머리가 드디어 보인대요!! 근데 이때부터는 제 기억이 희미해요 ㅋㅋㅋㅋ 그저 아프다는 생각만 남았을 뿐....ㅋㅋㅋㅋ 남편의 기억에 의하면, 간호사들이 엄청 바쁘게 움직였다고 합니다. 제가 힘을 너무너무 잘 줘서 갑자기 아기가 나올 것 같았던 거죠. 제 담당 원장님도 원래는 회음부 마취만 하러 오셨는데, 상황을 딱 보시고는 옷 다 집어 던지고 수술복으로 다급히 갈아입으셨대요 ㅋㅋㅋㅋㅋ

 

저는 너무 아파서 빨리 애기를 낳고 싶었기 때문에, 회음부 절개하는 것까지 끝나자마자 힘 줘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있는 힘껏 힘을 줬어요. 쉬었다 힘 주는 것도 없이 4~5번 연속적으로 쭉쭉쭉 힘을 주니까 바로 아기가 나왔습니다

 

 

처음에 아기 나왔다고 들었을 때는 현실인가? 했어요. 와 진짜 나온건가? 진짜?? 눈을 밑으로 내리니까 진짜 제 아기가 나왔더라구요. 생각보다 정말 작았고 너무 귀여웠어요. 후처치 하면서 아기랑 사진도 찍고 구경하는데 진짜 신기했습니다ㅎㅎ 근데 눈물은 하나도 안 나왔어요 ㅋㅋㅋㅋ 아파서 눈물 나올 틈이 없음ㅋㅋㅋ 

 

분만 소감

자연분만 진통은 정말 아프다!!!

남편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나 자연분만 성공했다!!! 뿌듯하다!!!

나 자연분만 왜 한다고 했지????

 

제가 한창 아팠던 당시에 다른 분만실에 자연분만 산모들이 진통이 와서 입실했다고 남편이 말해줬는데, 저의 고통스러운 비명을 다 듣고 있었겠죠? ㅋㅋㅋ큐ㅠㅠㅠ 공포감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렇게 1박 2일 동안의 출산 스토리가 막을 내렸네요. 지나고나니 다 추억입니다만... 다신 겪고 싶진 않습니다 ㅠㅠ 근데 둘째도 낳아야죠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아기 낳으니까 넘 예쁩니다 ㅎㅎ 모두 건강한 출산되시길 바라요!!

반응형